로투스홀짝

“721화 정말 아는 사람이 많구나 불가?
서생의 짧은 한마디를 들은 후, 노인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보통 일이 아니군…….” 말을 마친 노인은 곧장 천문 안으로 사라졌다.

다시 미지의 성공 중,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 서생의 시체가 천천히 추락할 때, 천녀는 이미 검은 관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외눈박이 중년인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채로 침묵했다.
비록 표정에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중년인은 내심 두려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강자!
평생을 살아오면서 눈앞의 여인 같은 고수를 만나 본 적이 있던가?
방금 전 죽은 서생은 분명 자신을 미지경이라 했다. 그리고 그녀가 언제 출수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살해됐다.
만약 눈앞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면 결코 믿지 못할 일이다.
이때, 천녀가 검은 관 앞으로 다시 한 걸음 다가섰다.
“위…….”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연 중년인은 나머지 한 글자를 목구멍으로 삼켜버렸다.
위험?
눈앞의 여인에게 사용하기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이때 천녀가 남자를 향해 물었다.
“뭐가 들었느냐?” “…지선이 잠들어 있소.” 지선(地仙)!

남자의 세이프게임 말에 천녀는 다시 한번 관을 살펴보고는 뒤돌아섰다. 천녀가 그대로 떠나려는 듯하자 남자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한 줄기 강대한 기운이 관 밖으로 흘러나오더니 그대로 천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를 본 남자는 순간 식은땀이 흐르면서 머릿속에 주마등이 스쳐 지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천녀가 뒤돌아섬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날아들던 기운을 베어 버렸다. 검광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곧장 검은 관 속으로 들어갔다.
서걱-!
무언가 잘려나가는 세이프파워볼 소리와 함께 관 안쪽에서 분노 섞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건방지구나! 감히 본선(本仙)을 건드리다니!” 음성과 함께 관 뚜껑이 벌컥 열렸다. 순간, 성공 전체가 들끓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마치 암전된 것처럼 주변의 모든 별들이 빛을 잃었다.
이때, 온몸에 하얀 천을 칭칭 감은 시체 한 구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갑자기 천녀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쾅-!
순간 성역 전체가 파워볼사이트 희미해지면서 거대한 권인(拳印)이 천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쾅-!
천녀가 휘두른 검에 권인이 산산이 박살 나는 동시에 관 위에 떠 있던 시체가 그대로 만 장 밖으로 튕겨 나갔다. 공간을 부수며 날아간 시체가 정지한 순간, 한 줄기 검광이 시체의 미간 바로 앞에서 멈췄다.
멀리서 이 장면을 본 외눈박이 남자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더 이상 천녀에 대한 두려움을 숨길 수 없던 것이다.
이때 천으로 몸을 감은 시체가 떨리는 목소리로 천녀를 향해 말했다.

“너… 어떻게 본선의 몸에 상처를…….” “…벌레만도 못한 주제에 선(仙)이라 칭하다니, 가엽구나.” 무심한 표정으로 말을 마친 천녀가 그대로 돌아섰다.
“자, 잠깐! 그대는 파워볼게임사이트 도대체 누구요!” 상대의 다급한 물음에 천녀가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지선의 앞에 남자의 초상 하나가 떨어졌다.
“네 미간의 검은 오직 그만이 뽑을 수 있다. 만약 그가 네 구차한 목숨을 살려준다면, 너는 그 대가로 십 년간 그의 뒤를 따라다녀야 할 것이다.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이로울 것이다. 만약 변심하는 순간 설령 오유계로 도망간다 해도 반드시 찾아낼 것이니!” 말을 마친 천녀가 현황대세계 방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벌레만도 못한 사유계 놈들… 지긋지긋하구나.” 순간 천녀의 두 눈에서 살의가 번뜩였으나, 다시 빠르게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유계에는 아직 그가 남아 있던 것이다.

시선을 거둔 파워볼실시간 천녀는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어두운 성공 사이로 사라졌다.
잠시 후, 장내에 남은 지선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보려 했으나, 이내 포기해야 했다. 그의 미간에 박혀 있는 투명한 검이 그의 움직임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만약 조금이라도 더 움직였다간 검이 미간을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게다가 그의 능력으로는 검을 뽑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그제야 그는 걸려도 한 참 잘못 걸렸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배는 떠나간 후였다.
한편, 외눈박이 남자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조금 전 자신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었다.

여인의 성격으로 보건대 그녀를 향해 목소리를 키웠거나 불경한 모습을 보였더라면 자신의 머리는 이미 다른 곳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이 험한 실시간파워볼 세상에서 약자로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역시나 성질을 죽이는 것이 가장 유효한 것이다.
이때, 지선이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가서 이 자를 찾아오너라!” 그 말과 함께 남자의 앞으로 한 장의 초상화가 날아들었다.
고개를 끄덕인 남자는 초상화를 품에 넣고서 곧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장내에 홀로 남은 지선은 침묵에 빠졌다.
지선지구(地仙之軀).
그는 상대의 일검을 견뎌내지 못했다.
단 일검도!
이 순간 지선은 말 그대로 울고만 싶었다.
왜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저런 괴물을 만났단 말인가.
아무리 울부짖어 보아도 변하는 것은 없다.
그저 외눈박이 남자가 하루라도 빨리 그림 속 남자를 찾아오길 바라는 수밖에.

엽현이 북경으로 돌아왔을 때, 북경은 더 이상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선검종, 검무문, 헌원가 그리고 무족까지 모두 북경과 연맹을 결성했던 것이다. 하나의 거대한 연맹체가 된 북경의 실력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성했다.
게다가 검무문 등의 세력은 다른 성역에도 기반을 가지고 있는 터라, 이를 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북경은 한 가지 커다란 문제가 있었다.
신전!
아무리 그들이 똘똘 뭉쳤다고는 하지만 정확한 실력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신전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이다.
북경의 한 대전 안.
엽현과 강구 그리고 상관선아가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신전의 움직임은?” “아직 아무런 미동도 없습니다.” “도문 쪽은 어떤가?” “마찬가지야. 마치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어.” 강구의 말에 엽현이 차갑게 웃었다.
“도망치는 것 하나는 일품인 자들이로군.” 이때 상관선아가 주저하듯 입을 열었다.
“그러면 전하는…….” 신국 내에서 여전히 명망이 높은 소칠의 소식을 아는 것은 신국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엽현이 상관선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도문은 절대 그녀를 해칠 수 없으니.” 엽현의 말에 상관선아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이쯤에서…….” 엽현이 말을 하는 이때, 갑자기 한 줄기 검광이 대전 입구에 떨어지더니, 한 여인이 대전으로 들어왔다.
여인의 정체는 다름 아닌 소칠이었다.
마침 소칠의 이야기를 하고 있던 엽현 등은 순간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때, 소칠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엽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가자!”

“가? 어딜?” 소칠은 다른 대답 없이 그대로 엽현의 손을 잡아끌었다.
소칠이 엽현을 데리고 대전 밖으로 나서려 할 때, 상관선아가 황급히 그들을 따라나섰다.
“전하!”
“시간 없다.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말을 마친 순간 소칠은 엽현과 함께 순식간에 장내를 빠져나갔다.
대전 안에 남은 강구와 상관선아는 영문을 몰라 서로의 얼굴을 바라볼 뿐이다.
구름 위, 한 자루 검에 함께 몸을 실은 채 어디론가로 향하는 두 사람.
소칠의 뒤에서 엽현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소칠! 도대체 무슨 일이야?” “갈 곳이 있다.” “갈 곳? 그게 어딘데?” “물어보지 마라. 가 보면 바로 알게 될 테니.” “…….”
대략 반 시진 후, 소칠은 엽현을 데리고 어느 깊은 숲속으로 들어왔다.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다름 아닌 도문의 대장로였다.
엽현을 발견한 대장로는 무거운 눈빛으로 엽현을 뚫어져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때 소칠이 말했다.

“우리는 대장로를 따라갈 거야.” “소칠, 도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 거야?” “전승을 얻으러 간다.” 전승? 난데없이 전승이라니?
“무슨 전승인지 알려줄 수도 없어?” “현재로서는 나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럼 할 수 없지. 그런데… 저 사람은 나한테 뭔가 불만이 있는 표정인데?” 엽현이 곁눈질로 대장로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커흠! 준비됐으면 가자! 시간 없다!” 대장로가 짧게 한마디를 던진 후 어디론가로 향했다.
“이번 일이 끝나면 다시 신국으로 돌아간다. 이런 큰일을 더 이상 너 혼자 감당하게 할 수 없어.” 말을 마친 소칠이 곧바로 대장로의 뒤를 쫓았다.
엽현은 소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시 말이 없었다.

그는 한순간도 소칠을 원망한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가 아는 한 소칠은 아무 이유 없이 책임을 저버리는 사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소칠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엽현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소칠의 실력이라면 현재 엽현이 홀로 감당하는 압박을 충분히 덜어내고도 남을 것이다. 게다가 신국은 원래 그녀의 것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자리를 떠난 세 사람은 반 시진 후 어느 사막을 걷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그들은 어검이나 비행술의 도움 없이 오로지 도보로만 이동했다.
사막을 횡단하던 중, 엽현이 대장로 곁으로 다가왔다.
“대장로, 그대들 도문은 신전에 대해 아는 것이 있소?” “어느 정도.” “그렇다면 신전과 도문은 어떤 관계요?” “적!”
“그런데 왜 그들과 맞서 싸우지 않고 도망만 다니는 것이오?” 그 말에 대장로가 엽현을 차갑게 노려보았다.

“그게 쉬운 일 같더냐?” “신전의 실력을 모르니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아니오? 도대체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오? 왜 이렇게 신비한 것이오?” “신비?”
대장로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개중 가장 신비한 것은 바로 네 놈 아니더냐?” “나 말이오?” 엽현이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말했다.
“현황대세계 여러 거대 세력의 조사들이 너를 알고 있거나 관련이 있다. 게다가 네 뒤에 있는 그 소복의 여인에 대해서는 우리 도문이나 신전이나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이래도 네가 신비하지 않느냐?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우리 도문의 조사님과도 아는 관계라면 미리 귀띔해 주면 고맙겠구나. 불의의 사태를 대비해서 말이다!” “…….”
“대장로의 말이 맞아. 너는 아는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아.” 소칠까지도 그렇게 말하자 엽현이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나도 왜 그들이 나를 알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 “네 부친은 어떤 사람이었느냐?” “부친은 얼굴도 본 적이 없소.” “흠… 어쩌면 네 부친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네 전생과 이어져 있든지.” “뭐, 전혀 가능성 없는 말은 아니오.” “신전에 대해 궁금해하니 조금 알려 주도록 하지.” 대장로의 말에 엽현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정말이지 신전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