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투스홀짝

“664화 경거망동하지 말거라 남자의 제안에 엽현이 웃으며 대꾸했다.
“그럴 필요까진 없다. 다만 내가 검을 쓰지 않고 이긴다면 소칠이 있는 곳을 알려 주는 건 어떤가?” “자신감이 엄청 나구나.” 중년인의 대답에 엽현이 곧장 천주검과 진혼검을 집어넣었다.
“장소를 바꾼다. 날 따라오도록 하여라.” 중년인의 말에 엽현은 별 의심 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
잠시 후.
중년인은 엽현을 데리고 성 안에 있는 연무장에 도착했다. 연무장의 규모는 매우 컸고, 사방으로는 얇은 광막이 흘러나와 안과 밖을 구분 짓고 있었다.
두 사람은 연무장 가운데로 올라섰다.
“그럼 시작할까?” 이 말과 동시에 엽현이 오른발을 강하게 굴렀다.
쾅-!
연무장 주변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더니, 사방에서 무수한 양의 지맥지력이 엽현을 향해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대지도칙 안에 숨겨져 있던 지령지력까지 그의 몸 안에서 개방됐다.
뒤이어 엽현이 오른손 주먹을 천천히 감아쥐었다.

콰쾅-! 세이프게임
순간 한 줄기 강대한 기세가 엽현의 몸 밖으로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이를 보는 세이프파워볼 중년인의 안색이 점점 굳어 갔다.
바로 이때, 엽현이 지면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동시에 중년인의 안면을 향해 일권을 내리꽂았다.
장권(葬拳)!
엽현은 검을 쓰지 않는 대신, 곧바로 그의 비장의 무기인 대지도칙과 장권을 꺼내 든 것이었다.
엽현의 주먹에 담긴 위력을 본 중년인은 표정이 다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도 물러섬 없이 정면으로 주먹을 뻗어냈다.
“감천일권(憾天一拳)!” 파워볼사이트 중년인의 외침과 함께 두 개의 강대한 기운이 가장 원초적인 방식으로 충돌했다.
콰쾅-!
순간 두 사람 중심, 파워볼게임사이트 반경 수천 장 내의 대지가 그대로 갈라져 나갔다. 이와 동시에 연무장을 보호하던 광막도 그대로 터져버렸다.
강대한 힘이 휩쓸고 간 공간은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할 만큼 일그러졌다.
잠시 후, 충격으로 변화가 생겼던 공간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먼 거리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엽현과 중년인. 이때 두 사람은 모두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다.
“방금 전은 무슨 파워볼실시간 권기였느냐?” “장권.”
“장권이라… 굉장하군.”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엽현이 그를 향해 씩 웃었다.
“그대 역시 강하다. 자, 계속해봐야지!” 실시간파워볼 음성과 동시에 엽현이 중년인을 향해 돌진했다.
쾅-!
엽현이 돌진한 자리의 공간이 그대로 찢겨 나갔다.
그의 육신 강도는 중년인만큼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강했다. 거기에 대지도칙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 중년인과의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았다.
엽현이 움직인 순간, 중년인 역시 자리에서 사라졌다.
육탄전!

곧이어 장내에 커다란 충격이 발생하면서, 공간이 끊임없이 진동했다.
둘 간의 싸움이 진행될수록, 중년인은 머리가 아파왔다.
엽현과의 육탄전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몇 자루의 비검이 계속해서 그의 빈틈을 공략하고 있던 것이다.
비록 비검은 위력 면에서 진혼검이나 천주검에 떨어졌지만, 요혈을 노리고 들어온다는 점에서 성가시기 그지없는 존재였다.
그렇게 비검의 위협 속에 중년인이 받는 압박감은 점점 커져만 갔다.
이때였다.
쾅-!
기습적으로 날아든 비검에 중년인이 휘청거리는 사이, 엽현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주먹을 뻗었다.
장권!
이를 본 중년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황급히 양팔을 교차해 앞을 방어했다.
쾅-!
엽현의 주먹에 가격당한 순간, 중년인의 신형이 공간을 부수며 수백 장 밖으로 날아갔다.
자리에 멈춰 선 중년인이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잠시 엽현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두 손을 앞으로 모았다.
“철벽(鐵壁)!” 그의 음성과 함께 어떤 신비한 힘이 하늘로부터 중년인의 몸 안으로 떨어졌다.
콰쾅-!
순간 중년인의 전신이 격렬히 떨리더니, 그의 전신에 얇은 금빛 광막이 더해졌다.
이를 본 엽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저 광막은 상대의 방어를 더욱 단단히 해 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엽현은 곧장 몸을 날려 중년인의 얼굴을 향해 일권을 뻗었다.
이에 중년인은 아무런 방어 자세도 취하지 않은 채 엽현의 주먹을 그대로 받았다.

퍽-!
중년인이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허나 공격을 가한 엽현은 오히려 수백 장 밖으로 튕겨 나갔다.
자리에 멈춰 선 엽현이 놀란 표정으로 저릿한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의 공격 중 팔 할의 힘이 다시 그에게로 돌아온 것이다.
엽현의 시선이 멀리 중년인에게로 향했다.
육신이 더 단단해진 것은 물론, 힘을 튕겨내기까지 하다니…….
저게 정녕 사람인가!
이때 중년인이 천천히 엽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지면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도저히 공격할 틈이 보이지 않는 그의 육신은 상대를 절망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무슨 악랄한 수법을 사용한 거지?” “…이는 내가 익힌 무공일 뿐, 악랄한 수 따위가 아니다.” “그렇군… 그럼 나도 이에 걸맞은 절기를 보여 줘야겠지?” 말을 마침과 동시에 엽현이 손을 펼쳤다. 그러자 한 자루 검이 나타남과 동시에 강대한 검세가 그의 몸 안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때 엽현이 중년인을 바라보며 씩 웃어 보였다.
“일…”
엽현의 입에서 ‘일’이라는 음성이 나온 순간, 갑자기 사방의 공간이 갈라져 나갔다.
“검…”
윙-!
날카로운 검명이 구름 위로 솟구치자, 천기성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고, “무…”
그의 검세가 하늘을 뒤덮음과 함께, 반경 십만 장의 공간이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소멸됐다.
이를 본 순간 중년인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마침내 엽현의 입에서 마지막 한 글자가 나오려는 순간, 중년인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만! 그만해라. 내가 졌다!” 졌다고?
그 말에 엽현이 말을 멈추고 중년인을 바라보았다. 중년인이 정녕 패배를 인정한 것인가?
엽현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중년인이 엽현을 향해 다시 한번 소리쳤다.
“내가 졌다고!” 그는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방금 전 그는 자신이 죽을 것 같다고 직감했기 때문이다.
지금 엽현의 검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자신에게로 향한다면, 아무리 단단한 육신을 가지고 있는 그라 할지라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었다.
패배를 인정하더라도 결국 죽음보다는 목숨을 건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엽현이 검을 거두는 순간, 천지에 만연하던 검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승부가 결정된 마당에 굳이 일검무량을 펼칠 필요는 없었다. 일검무량을 쓰게 되면 체력 소모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에 그가 온 것은 이곳을 파괴하기 위함이 아니었다. 소칠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다. 목적만 달성하면 저 중년인의 목숨은 상관없었다.
엽현이 검을 거두는 것을 본 중년인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방금 전의 그 검기는 무엇이냐?” “일검무량. 내가 창안한 것이다.” “그 검기를… 네가 만들었다고?” 중년인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자 엽현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다. 이 검기는 내가 열여덟 살 되던 해에 만든 것이지. 검수는 거짓말을 못 하는 걸 알고 있겠지?” “…확실히 네가 만든 것이 맞느냐?” “크흠! 상관없는 이야기는 이쯤하고, 네가 패배했으니 이제 약속을 지켜야겠지?” 패배!
순간 표정이 어두워진 중년인이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너는… 그녀를 찾아선 안 된다.” “어찌, 약속을 어기겠다는 건가?” “…….”
“대답해라. 패배를 번복하고 싶은 건가?” 중년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먼저 그녀와 무슨 관계인지 밝혀라.” “친구!”

“친구 사이라니 이 정도는 말해줘도 되겠지. 그녀는 다친 곳 없이 잘 있으니 안심해도 좋다.” “소칠을 데려가서 무슨 짓을 꾸미는 거지?” “그건 말해줄 수 없다.” 그 말에 엽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걱정 말거라. 우리는 그녀를 해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보호하려는 것이니까.” “보호?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좀 알아듣게 말해줄 순 없나?” “그럴 순 없다. 그저 그녀는 무사하다는 말 밖에는……. 만약 그녀가 혼돈우주에 계속 남아있게 되면, 혼돈우주는 물론이고 너까지 위험에 빠질 것이다.” “내가 위험에 빠진다고? 그게 무슨…….” “네가 바로 신무성의 그 엽현이라는 아이겠지?” 중년인의 물음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몇몇 신비한 세력들이 너를 노리고 있다. 당분간 조심하는 게 좋을 게다.” “어떤 세력인가?” “그건 말해 줄 수 없다. 이만 돌아가도록 하거라. 우리는 너와의 분란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그녀를 한 번 만나볼 수도 없는 건가?” 중년인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현황대세계에 있다. 우리는 절대 그녀를 해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하고 돌아가도록 하거라.” 중년인은 이 말을 끝으로 돌아섰다.
이때, 엽현이 중년인의 발길을 막았다.
“소칠이 무사한지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진 떠날 수 없다!” “너는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순간 엽현의 표정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내가 뭘 하고 있느냐고?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어차피 사유계 전체가 적인 상황에서 너희들 하나 더한다고 달라질 건 없으니까!” 엽현은 중년인의 태도가 너무나 성의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의 생사를 걱정하러 온 사람에게 잘 있으니 걱정말고 가보라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엽현은 절대 이대로 물러날 순 없었다. 소칠의 생사를 확인하기 전까진 누구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이다.” “닥쳐! 소칠을 만나게 해 주든가, 아니면 여기서 다 죽어라!” 말이 끝남과 동시에 엽현의 미간 가운데 작은 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계옥탑이었다.
계옥탑이 나타난 순간, 무형의 기운이 천기성 전체를 휘감았다.
성 전체를 짓누르는 엄청난 압력에, 중년인이 놀란 눈으로 엽현을 쳐다보았다.

“네가 정녕 미친 것이냐!” 중년인의 눈동자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엽현의 미간 사이에 계옥탑이 떠오른 후, 다시 한번 죽음의 기운을 느꼈던 것이다.
계옥탑!
이 오유계의 신물이 보여주는 힘은 일검무량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중년인을 노려보는 엽현의 표정이 점점 흉악하게 일그러져갔다.
“내가 그녀를 보고 싶다! 알아듣겠나?” “엽현! 경거망동하지 마라!” “보아하니 피를 보지 않으면 귓등으로도 듣지 않겠군.” 엽현의 말이 끝난 순간, 계옥탑이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하더니, 붉은빛이 중년인 주위를 감쌌다. 이때, 중년인의 이마 위에는 붉은 글씨로 한 글자가 새겨졌다.
囚(수)
순간, 중년인은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죽음의 문턱을 넘으려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엽현이 계옥탑의 힘을 발동하려는 바로 그때, 노인 하나가 엽현 앞에 홀연히 나타났다.
소박한 옷차림에 단출한 짚신, 백발을 휘날리는 노인은 한 눈에 봐도 선풍도골의 풍모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