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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화 왜 이리 바보 같은 것이냐 눈처럼 새하얀 아이가 등장했다.
공중에서 장내를 지켜보고 있던 성주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눈살을 찌푸렸다.
“저건 도대체 무어란 말이냐?” 당염 역시 호기심이 일었다. 도대체 저 하얀 아이를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하고 그저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눈에 들어온 아이는 몸이 투명했다. 겉보기엔 본체가 아닌 것만 같았다.
이때 막 잠에서 깬 듯 졸린 눈을 비비던 아이가 번쩍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순간, 아이의 눈에 비친 것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는 세 가지 색의 신뢰이었다.
신뢰가 지면에 다가올수록 그 강렬한 빛에 천지는 점점 하얗게 변해갔다.
아이는 고개를 든 채 멍하니 신뢰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이때였다. 아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 도망친다고?
도망치는 아이를 보는 모두의 표정은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파워볼실시간
제견과 아월, 공중의 성주와 당염까지 다소 황당해하고 있었다.
아이가 이렇게 도망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때 빠르게 도망치던 아이가 갑자기 제자리에 멈추더니 뭔가를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왜 도망치고 있지? 왜 도망쳐야 할까?’ 아이는 잠시 자신의 손을 바라보더니, 신뢰를 향해 들고 있던 사탕을 냅다 던져 버렸다.
사탕이 신뢰와 부딪친 순간, 쾅-!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던 신뢰가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렸다.
“…….”
이때, 아이가 씩 웃으며 공중의 얼굴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마치 인사를 하듯.
바로 이 순간, 하늘에서 또 다른 신뢰 하나가 떨어졌다.

이번엔 그 색이 무려 네 가지, 즉 네 개의 도칙을 담은 신뢰였다.
신뢰가 나타난 순간 장내는 일순 희미하게 변해갔다.
그들이 지금 있는 공간은 도저히 동시에 떨어지는 네 가지 도칙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신뢰를 본 순간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야… 장난치는 거 아니었어?’ 아이가 다소 화가 난 듯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다시 사탕이 나타났다.
아이가 막 사탕을 던지려는 순간, 아이의 시선이 사탕에 꽂혔다.실시간파워볼
할짝…….
‘너무 달아!’ 아이는 이내 기분이 좋아졌는지 미소를 지었다. 마치 방금 화난 일은 까맣게 잊은 듯했다.
이를 보고 있던 아월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곁에 있던 제견에게 물었다.
“저 사탕이 저 정도로 맛있나?” “글쎄…….” 바로 이때, 네 가지 색의 신뢰가 아이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아이는 여전히 피하지도 않고 사탕 먹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장면을 본 순간, 장내 모든 무인들의 표정은 다시 한번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신뢰가 아이의 몸에 떨어진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진 것이다.
‘설마… 흡수한건가?’ 공중에서 이를 쳐다보던 성주의 표정이 매우 어두워졌다.
당염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뢰를 흡수하다니? 이게 도대체 가능이나 한 일인가?’ 이때, 아이가 몸을 부르르 떨더니 트림을 했다. 그 순간, 아이의 입에서 몇 개의 번개가 동시에 튀어 나갔다.
공중에서 구름으로 만들어진 얼굴은 아이를 바라만 볼 뿐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
그가 느끼기에도 상황이 다소 심각해졌던 것이다.
바로 이때, 아이가 구름이 만든 얼굴을 바라보더니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였다. 찰나의 순간, 얼굴이 격하게 흔들리더니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얼굴은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성공까지 후퇴했다.
성공 중, 그 얼굴이 경악에 찬 눈으로 아이를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방금 전 아이의 심호흡으로 자신의 본원지기의 삼 분의 일이 빨려갔기 때문이다.
순간, 얼굴은 고민할 것도 없이 성공 중에서 모습을 감췄다.
얼굴이 도망치는 것을 보자, 성주와 당염은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
그들의 눈은 극심히 떨리고 있었다.엔트리파워볼
방금 전 얼굴은 천도의 본체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심호흡만으로 천도의 분신을 물리치다니… 저 아이의 정체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
한편, 이런 관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허공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본원지기를 모두 빨아들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바로 이때, 불현듯 뭔가 떠오른 아이가 곧장 소령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두 작은 존재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섰다.

하얀 아이가 사탕 하나를 내밀었다. 그러자 소령이 사탕을 받아들고는 멀리 초주검이 되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엽현을 가리켰다.
아이가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그녀의 시선은 곧장 엽현의 손에 있던 천주검(天诛劍)으로 향했다.
천주검을 본 아이가 갑자기 분노한 표정을 짓더니, 곧장 엽현에게로 날아가 천주검을 후려쳤다.
그러자 천주검이 극심한 고통에 비명을 질러댔다.
그렇게 모든 이가 경악하며 바라보는 가운데, 하얀 아이는 무려 일각 동안 천주검을 이리저리 패대기치며 공격했다. 그동안 천주검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도움이라도 요청하듯 서글픈 검명 소리만 낼뿐이었다.
아월과 제견 역시 입만 뻐끔거릴 뿐,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유가 뭔지도 묻지 못했다.
잠시 후, 아이는 이미 만신창이가 된 천주검을 구석에 내동댕이치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던 엽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이가 엽현 곁으로 다가와 쭈그려 앉았다. 그러고는 잠시 엽현의 얼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들여다보더니, 눈이며 코며 가릴 것 없이 주물거리기 시작했다.
모두가 말없이 이 장면을 바라보는 가운데 하얀 아이가 엽현의 배를 두들겨보더니, 귀를 가져다 댔다.
이를 본 아월이 괴상한 표정을 지었다.
“임신이라도 했는지 보는 건가?” “…….”EOS파워볼
이때, 아이가 엽현의 얼굴 위로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한 줄기 자색 기운이 엽현의 몸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찰나의 순간, 엽현의 몸에 가득했던 상처가 눈에 띄게 회복되어갔다.
이를 보자 아월과 제견의 표정이 변했다.
공중에서 당염이 웃으며 성주에게 말했다.
“성주, 지금 출수하지 않으면 영영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오.” ‘출수라고?’ 성주가 당액을 차갑게 바라본 뒤 질서문의 무인들을 데리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저 괴상한 존재 앞에서 출수를 해야 한다고?’ 성주는 그런 무모한 짓을 할 만큼 바보가 아니었다.
한편, 엽현을 바라보는 당염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아무래도 엽현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해 보였다.
당족이든 질서문이든, 다시 출수하기 이전에 엽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곧 당염 역시 자리를 떠났다.
자색 기운을 흡수한 엽현은 기이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상처가 낫고 있었다. 손상된 신혼 역시 빠르게 회복됐다.
이 말도 안 되는 회복 속도에 제견과 아월의 입도 쩍 벌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엽현의 안색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 하얀 아이는 계옥탑 안으로 사라졌다.
계옥탑 안.
탑 안으로 들어온 아이는 곧장 탑 꼭대기로 올라갔다. 아이는 탑에 꽂혀 있는 검 중, 한 자루에 인사를 하듯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놀랍게도 응답이라도 하듯 검이 가볍게 몸을 떨었다.
아이는 검을 향해 씩 웃어 보이고는 탑을 빠져나왔다.
소령에게로 다가간 아이가 그녀를 향해 손을 뻗자, 정순한 자색 기운이 소령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엽현이 그랬던 것처럼 소령의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자색 기운은 소령의 체질까지 바꿔주었다.
바로 이때, 멀찌감치 있던 제견이 쭈뼛거리며 아이에게로 다가왔다.
“저, 저기… 나에게도 그 기운 좀 나눠 줄 수 있을까?” 제견은 아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그와의 만남이 일생일대의 큰 기연이 될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는 제견 역시 알 길이 없었다.
그저 그가 아는 것이라고는 지금 순간엔 체면이고 뭐고 다 집어 던져서라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제견은 아이가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자, 제견은 황급히 사탕 하나를 꺼내 바쳤다.로투스바카라
이 사탕은 예전에 소령에게서 얻은 것으로 지금 같은 순간에 가장 필요한 보물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탕을 본 순간 아이의 두 눈이 번쩍하고 빛났다. 사탕을 받아 든 아이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사탕을 핥아먹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아이가 제견을 향해 손을 뻗자, 자색 기운이 제견의 몸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바로 이때, 제견이 몸을 격하게 떨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그의 육신 혈맥에 있는 모든 피들이 천천히 끓어올랐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감사의 인사를 건넨 제견은 매우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계옥탑 안으로 사라졌다.
이때, 하얀 아이가 다시 손을 뻗었다. 그러자 멀리 떨어진 신무성 검종 지하에서 검은 상자 하나가 떠오르더니, 순식간에 아이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이가 씩 웃으며 소령에게 상자를 건넸다. 이 순간, 아이의 몸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이대로 가는 거야?” 소령이 묻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여전히 사탕 한 알을 쥐고 있었다.
“또 볼 수 있을까?” 그러자 아이가 갑자기 무언가 표현하려는 듯 손을 빠르게 휘적거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아이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그녀가 쥐고 있던 사탕 한 알만 남았다.
아이가 사라져버리자 소령은 표정이 시무룩해져 버렸다.
이때 아월이 다가와 물었다.
“방금 그 아이가 뭐라고 한 거야?” 소령이 아월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자기 몸이 여기서 매우 먼 곳에 있대…….” ‘먼 곳?’ 아월이 고개를 들어 어두운 성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바라보는 우주는 매우 넓고 깊었으며, 그 끝을 알 수 없었다.
우스운 점은 사람들은 사유계조차도 다 알지 못하면서 오유계를 찾아가려 한다는 점이었다.
어떻게 보면 비극이기도 했다.
아월은 생각을 잠시 멈추고서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때 엽현의 상처는 이미 팔 할 이상 아문 상태였다.
정신을 차린 엽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소령! 방금 그 아이는 도대체 뭐였어!?” “그 아이는… 내 친구야.” ‘친구?’
엽현은 아직 궁금한 것이 많았지만, 우선은 참기로 했다.
“그나저나 소령아, 몸은 좀 어때? 이제 괜찮아?” 이때, 소령이 대답하기도 전에 아월이 말했다.
“그녀의 몸은 완전히 회복한 것뿐만 아니라, 원래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상태다. 사탕 하나만 있었더라면, 지금쯤 나도 완전히 회복했을 텐데…….” 아월이 갑자기 품에서 거울 하나를 꺼내 자신을 비췄다.
“아월아, 아월아… 너는 왜 이리 바보 같은 게냐…….”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거울이 와장창하고 깨져버렸다.
“…….”
후회가 물밀 듯 밀려왔다.
아월은 아이에게 능력을 구걸하지 않은 자신을 탓하고 있었다.
간절했던 제견과는 달리, 자신은 아이의 능력을 얕잡아 보았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던 엽현과 소령은 이미 완전히 기력을 회복한 상태였다.
만약 하얀 아이의 도움을 구했더라면 아월 역시 부상을 회복하고 예전의 실력을 되찾았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 대가로 필요한 것은 겨우 사탕 한 알이지 않던가!”